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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항암

로슈 항암제 ‘아바스틴’…“대체 좋은 약이야, 나쁜 약이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8. 23.

로슈 항암제 ‘아바스틴’…“대체 좋은 약이야, 나쁜 약이야?”

 

가격 논란부터 최근 유방암 적응증 취소까지

 

대장암 치료, 뇌종양 치료, 폐암 치료, 진행성 난소암 수명 연장. 이는 로슈의 항악성종양제 ‘아바스틴’이 커버하고 있는 질환에 대한 효능 들이다.

 

실제 ‘아바스틴’은 ‘꿈의 암 치료제’로 불릴 정도로 다른 암 치료제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약을 복용한 말기 대장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평균 5개월 가까이 더 살 수 있다는 등 이 약의 효능을 대변하는 자료들 역시 넘쳐난다.

 

그러나 ‘꿈의 암 치료제’라는 별명 이면에 ‘아바스틴’ 만큼 그 효능과 가격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약도 없다.

 

◇ ‘아바스틴’, 그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고찰

 

최근 ‘아바스틴’은 또 한번의 논란에 휩싸였다. 유방암 적응증 유방암치료제로 쓰이지 못할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

 

‘아바스틴’에 대한 새로운 임상시험에서 유방암 환자 투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와 미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가 이 약물의 유방암 적응증 허가를 철회토록 권고하는 안을 찬성 12표·반대 1표로 통과시켰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 역시 후속조치를 검토중이다.

 

즉 ‘아바스틴’을 투여한 환자의 생존율과 투여하지 않은 환자의 생존율 비교에서 양측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아바스틴’의 효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로슈사는 아바스틴이 진행된 위암을 앓는 환자에서 항암치료와 병행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안전성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위장천공’, ‘안 염증’, ‘동맥 혈전’ 등 ‘아바스틴’ 부작용에 대한 보고 역시 적지 않다.

 

지난해 뉴욕 소재 스토니브룩암센터 산자이쿠마 하파니 박사 연구진은 ‘란셋’에 개재한 논문에서 고형암 환자 1만2294명에 대한 17개 임상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아바스틴을 투여한 환자 중 0.9%에서 위장에 구멍이 생겼으며 이들 중 21.7%는 치명적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국정검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은 항악성종양제로 허가된 ‘아바스틴’이 일부 안과의원에서 황반변성 치료에 변칙적으로 사용될 시 야기될 부작용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원희목 의원실 관계자는 “캐나다에서 특정 제조번호의 아바스틴을 안과질환에 사용했다가 안염증, 안내염, 시야흐림 등 부작용이 발생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환자들의 동의 없이 의사재량으로 아바스틴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아바스틴’은 부자들의 약? “너무 비싸”

 

효능, 부작용 외에도 ‘아바스틴’은 그 비싼 가격 역시 계속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아바스틴’은 일년 동안 복용할 경우 약값이 약 5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게다가 보험 적용이 일부 케이스에 한해서만 허용돼 광범위하게 쓰이지 못하고 있다.

 

한 국내 유명 대학병원의 종양내과 교수는 “아바스틴의 효능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 때문에 환자들이 복용을 꺼리고 있다”며 “암과 같은 중병에 사용되는 약이기에 대중적인 가격이 필요하지만 제조사도 정부도 약가를 낮추거나 급여를 확대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아바스틴’은 전 세계적으로 약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허가받아 결장직장암,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신소포폐암 등 여러 화학요법으로 쓰이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어윤호(unkindfish@mdtoday.co.kr) 기자

 
2010-08-16 07:52:03 발행

 

출처 : 메디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