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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일반 건강상식

땀의 비밀…건강하다는 청신호, 질병 알리는 적신호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6. 17.

땀의 비밀…건강하다는 청신호, 질병 알리는 적신호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우리가 평소 잊고 살지만 땀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고마운 존재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거나 오싹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땀을 흘리는 것은 우리 몸이 체온조절을 정상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다. 우리 몸에는 300만~400만개 정도 에크린 땀샘이 있다. 입술, 손톱, 질과 음경 일부분을 제외한 몸 전체에 에크린 땀샘이 분포해 있다. 우리 몸이 생산하는 땀 가운데 약 1%만이 겨드랑이에서 나온다. 완두콩 크기만 한 땀 한 방울은 혈액(피) 1ℓ 온도를 1도 낮춰준다. 우리가 분비하는 땀은 99%가 물이다. 나머지 1%는 소금, 암모니아, 칼슘과 미네랄이 소량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전해질들이 체액과 체온을 균형 있게 조절한다.

◆ 과도한 땀 칼슘 뺏기고 심장에 부담

= 땀은 대변과 같이 우리 몸 밖으로 배출되는 물질로 직ㆍ간접적으로 각종 질환을 알려준다. 또 옛날에는 환자가 흘린 땀냄새로 병을 알아내기도 했다. 땀은 원래 냄새가 없지만 장티푸스는 갓 구운 흑빵 냄새, 풍진은 뽑아놓은 깃털 냄새, 림프절염(림프선 결핵)은 김 빠진 맥주냄새가 난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 현기증이 나거나 가슴 또는 위에 통증이 있으면 심장마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기 때문에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밤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위식도 역류질환, 당뇨성 저혈압, 단핵세포증, HIVㆍAIDS와 같은 수많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나이가 많은 여성이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폐경기가 왔다는 신호다. 이는 에스트로겐이 줄어 나타나는 것으로 밤에 그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유전적으로 1년 내내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체온 조절에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땀을 흘리는 다한증 환자로 의심된다. 다한증은 높은 실내온도, 과열된 방안, 매운 음식, 뜨거운 음료, 카페인, 술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과도하게 땀을 흘리게 되면 칼슘을 잃거나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떨림, 어지럼증, 허약, 허기가 동반되면 가끔 당뇨병과 관련된 저혈당 신호일 수 있다.

◆ 많이 흘려도 문제 적어도 걱정

= 땀은 교감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게 된다. 흔히 다한증으로 불린다. 이는 사지 말단에 지나치게 많은 땀을 유발하는 질병으로 동양인 중 약 25%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한증은 해당 신경을 분리해내는 최소화된 흉강경시술(흉강을 들여다보는 내시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땀을 많이 흘려도 문제지만 전혀 흘리지 않는 것도 건강에 적신호다. 이는 '무한증'으로 불린다.

이 질환은 고열, 일사병, 열사병을 유발하거나 궁극적으로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어 무더운 여름에 위험하다. 노년층은 땀을 흘리는 능력이 떨어져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난 뒤에야 과도하게 열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한증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땀이 적게 나는 발한 또는 무한증은 항히스타민제나 다한증 치료제와 같은 많은 약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 고혈압, 협심증, 정신질환, 근육경련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약들이 무한증이나 발한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당뇨병 환자에게 흔한 말초신경병증의 신호이거나 발한과 심박동수, 혈압, 소화, 그 외 주요 신체기능을 조정하는 신경이 손상된 질환인 자율신경병증의 신호일 수있다.

◆ 다한증 환자, 정상인에 비해 3~8배 더 흘려

=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상인은 하루 600~700㎖ 정도 땀을 흘린다. 이에 비해 다한증 환자들은 하루에 정상인보다 3~8배나 많은 2~5ℓ를 흘린다. 다한증은 땀으로 인해 냄새가 나는 액취증과는 차이가 있다. 인체에는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이 있는데 전자는 액취증을, 후자는 다한증을 유발한다.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피부 표면에서 세균과 결합해 냄새가 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아포크린 땀샘은 대개 털과 함께 존재하며 옷이나 속옷에 묻어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단순히 땀이 많으면 다한증, 양이 적더라도 냄새를 동반하면 액취증이다.

다한증은 1차성 다한증과 2차성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1차성 다한증은 대부분 온도나 감정 변화, 교감신경 활동 증가에 의해 자연 발생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0.6~1% 정도가 1차성 다한증에 해당하며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이, 장년층보다는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2차성 다한증은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대개는 뇌하수체, 시상하부와 같은 중추신경계 이상이나 결핵과 갑상선 질환, 당뇨병, 크롬친화성 세포종 등 질환으로 인해 생긴다.

[이병문 의료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