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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스크랩)당뇨와의 전쟁 치아부터 지켜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5. 12.

[중앙일보 고종관] 당뇨병과 치주질환은 연인 관계? 틀린 얘기가 아니다. 당뇨병에 걸리면 치주질환이 악화되고, 치주질환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해 다시 당뇨병에 악영향을 미친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곳이 치과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뇨 환자들이 치과질환엔 소홀하다. 이를 뽑아야 할 단계에 이르러서야 치과를 찾는다. 국민병이 된 당뇨병을 퇴치하기 위한 첫번째 수칙은 구강 위생이다.

◇잇몸 병은 생활습관 병

‘치주 포켓’을 아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치주질환 예방을 위한 기본 상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치주질환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균 덩어리인 플라크가 이와 잇몸이 맞닿는 경계면에 쌓여 만들어진 틈이 바로 치주 포켓이다.

이 말썽쟁이 주머니가 점차 커지고, 각종 세균 분해물이 깊숙이 파고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치은염이다. 치은염은 이름 그대로 잇몸에 생기는 염증이다. 말하자면 치주질환을 예고하는 경고장. 이때 증상은 잇몸이 빨갛게 붓고 이를 닦을때 출혈이 발생하는 것이다.

치은염이 있을 때 스케일링 등 플라크를 제거하면 쉽게 치주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치은염을 방치해 잇몸뼈인 치조골까지 침식한 것을 말한다. 이의 뿌리를 지지하고 있는 잇몸이 부실해지니 이가 흔들리고 결국 기둥이 무너진다.

치주질환을 생활습관 병으로 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 부실한 칫솔질, 적절한 시기에 치석 제거를 소홀히 한 결과인 것이다.

◇당뇨병과 잇몸 병은 실과 바늘

왜 당뇨병이 생기면 치주질환 가능성이 높아질까.

먼저 당뇨병 환자는 소변으로 많은 수분이 소실된다. 따라서 입 안의 세정 역할을 하는 침이 부족해 입안이 건조해진다. 이런 구강 내 조건은 세균이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다. 충치는 물론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의 온상이 되는 셈이다.

구강건조증은 입안에 상처도 유발한다. 윤활유 역할을 하는 침이 적어 치아와 혀가 움직일 때 마찰이 높아지기 때문.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높아 침 안에 당도 또한 높다. 이런 조건이 세균 번식과 치태를 쉽게 만든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 백혈구의 기능이 떨어지니 잇몸 병이 더 빨리 진행된다.

거꾸로 치주질환은 당뇨병을 더 악화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1년간 당뇨성 치주염 환자 70명을 치료하면서 혈당 변화를 살펴본 결과, 환자들의 혈당이 평균 38㎎/dL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 치주염 환자 5명은 치료 전과 비교해 혈당이 75㎎/dL나 감소했다.

잇몸질환을 치료하면 왜 혈당치가 내려갈까. 이는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액을 감염시켜 합병증을 만들고, 이로 인해 혈당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환자는 음식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채소나 도정이 적은 현미식 등 딱딱한 음식을 씹을 일이 많다. 이렇게 1차 소화기관 역할을 하는 치아가 부실하면 식사요법에 실패하기 쉽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이다. 당뇨 환자는 일반인보다 치주병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고, 진행 속도도 2.6배가량 빠르기 때문에 자각 증상이 없어도 3~6개월에 한 번씩 치과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다음으론 치아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칫솔질을 꼼꼼히 해야 함은 물론 치실과 치간칫솔을 이용해 철저히 음식물 찌꺼기를 남겨두지 않는다. 특히 칫솔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잇몸 마시지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솔모 한쪽을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곳까지 깊숙히 밀어넣어 진동시키는 방식이다.

식생활을 바꿔주는 것도 중요하다. 타액이 분비되지 않아 입안이 건조하므로 단 음식이나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은 배제한다. 대신 수분이 풍부한 채소류와 과일을 즐긴다. 물론 침을 마르게 하는 흡연은 금물.

치주질환 초기에는 잇몸약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옥수수 불검화 정량추출물인 인사돌은 세포 내 소포체의 활성을 자극해 치조골 형성을 촉진시키며, 치주인대와 상피세포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연세대·경희대치대 병원 임상연구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하지만 잇몸 치료가 반드시 병행돼야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고종관 기자

당뇨 환자 치아 관리 10계명

① 하루 2회 치실을 사용한다.

② 입 안이 건조할 땐 물로 자주 헹구어준다.

③ 칫솔질할 땐 잇몸과 혓바닥을 꼼꼼히 닦는다.

④ 자각 증상이 없어도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한다.

⑤ 이가 빠지면 이른 시일 내에 복원한다.

⑥ 스트레스를 줄이고, 술과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⑦ 저혈당 방지를 위해 치료 당일 아침식사를 반드시 한다.

⑧ 치료 시간은 몸이 활기찬 오전 시간을 택한다.

⑨ 당뇨약 복용 후 1시간가량 지난 뒤 진료를 받는다.

⑩ 효과가 검증된 잇몸개선제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