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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스크랩}표준화가 절실한 들쭉날쭉 암 수술비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1. 28.

표준화가 절실한 들쭉날쭉 암 수술비


 


같은 질병, 비슷한 규모의 병원이라도 수술비가 들쭉날쭉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의료기관 682곳을 대상으로 주요 암 등 38종의 질병에 대해 병원별 입원기간과 진료비를 조사했더니 나이와 중증도(질병의 심한 정도)가 비슷한 암환자의 건강보험 적용 수술비가 병원에 따라 최고 2.5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고 한다. 병원마다 서비스의 차이가 있다손치더라도 비슷한 의료행위에 대해 이처럼 진료비 격차가 벌어지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이번 조사 결과 수술비(수술·입원·약제비) 차이의 주요인은 입원기간이었다. 위암 수술의 경우 대학병원급의 평균 건보적용 진료비의 최고와 최저 간 격차가 1.7배인 데 비해 입원기간은 무려 2.3배나 차이가 났다. 환자 개인의 선호나 수술 후 상태 등의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입원치료가 남용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조사 결과보다 환자의 실제 진료비 부담 정도는 훨씬 크다. 건보 비적용 진료비, 입원 전 검사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상급병실이나 특진료 등은 수술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암 환자들에게 병원마다의 들쭉날쭉한 진료비는 이중 고통인 셈이다.

병원별 암 수술비 차이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새삼스러운 문제는 아니다. 지금처럼 진료를 개별 의사에게 맡기는 ‘행위별 수가제’ 대신 의료행위와 진료비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은 이전부터 있었다. 의료개혁 로드맵에 잡혀 있다 이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질병군별(DRG) 포괄수가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든지 입원 일수와 중증도에 따라 표준화된 진료비를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제도다. 병원의 과잉진료도 줄이고,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도 높이고, 환자의 부담도 덜고, 들쭉날쭉한 진료비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그런데 일부 의료계의 반발이 포괄수가제 확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같은 질병에 대한 진료비가 병원마다 큰 격차를 드러내고 있는 현실을 의료 서비스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마냥 방치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진료비와 의료수가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에 다시 힘을 실어야 한다. 이번에 확인된 암 수술비의 병원별 격차는 어느 병원의 진료비가 더 싸냐 비싸냐의 문제가 아니라 포괄수가제의 확대 적용 등 의료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의료개혁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출처: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