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찔끔 찔끔… `변기앞 공포`

[건강] 찔끔 찔끔… "변기앞 공포" 누가 알까?

46세의 회사원 P씨는 찬바람이 불면 매사에 의욕을 잃고 기분마저 우울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하체가 묵직해지는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져 소변보기에 불편을 겪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통증으로 인해 성기능까지 저하돼 체면을 구기기 일쑤다. 그렇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터놓고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노릇.

"남자는 평생 전립선 질환에 시달린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성인 남성의 75%가 이 질환으로 고생한다. 미국에서는 전립선암이 남성암발병률 1위를 차지했으며 사망원인도 폐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더 심해지는 전립선 질환, 고통에서 벗어날 묘방은 없을까?

바람핀 남자로 오인 받는 20~30대 전립선염

전립선염은 사무ㆍ관리직 직장인, 수험생, 택시기사 등 주로 앉아서 일하며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리는 젊은 남성들을 속앓이하게 만드는 질환이다. 아침에 맑은 분비물이 요도에 비치고, 고환과 항문 사이, 성기의 끝부분 등 하체에 불쾌감과 통증이 있다면 전립선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간혹 사정 시 통증이나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제때 치료하지 못해 만성 전립선염으로 굳어지는 경우. 발기력이 떨어지고 사정할 때 쾌감도 줄어드는 등 성기능까지 저하된다. 만성 전립선염의 경우 배우자에게 성교를 통해 전염될 수 있으며 성교 시 반드시 콘돔을 끼어야 한다.

전립선염의 원인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세균이 아닌 경우가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염증 원인을 세균으로 보는 의견이 많아 대부분 항생제로 치료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유전자 세균검사(PCR-s)’는 세균을 배양, 그 유전자를 증폭시켜 판독하기 때문에 더욱 정밀해졌다. 덕분에 전립선염환자들은 세균의 종류에 따라 잘 듣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고, 세균이 없는 대다수의 환자에게 불필요한 항생제 복용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물리치료, 좌욕, 골반체조, 소염제를 처방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주는 치료를 같이 하면 전립선염을 극복할 수 있다.

칠칠맞은 40~50대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 비대증은 4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50대 이상 남성의 절반이 고통을 호소한다. 60대 남성에게는 60%, 70대는 70%로 늘어나며 전국적으로 100만 명이 이 질환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잦은 요의(尿意)를 참을 수 없어 화장실로 달려가면 방울방울 떨어지는 소변 때문에 괴롭다. 방광이 가득 찬 느낌은 들지만 제대로 볼 일을 보지 못하는 게 이 질환의 가장 큰 고통. 호두알만하는 전립선이 달걀보다 커져 그 사이를 통과 하는 소변 통로를 꽉 조이기 때문이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갑자기 소변을 볼 수 없는 요 폐색 증상이 올 수 있고, 밤중에도 몇 번씩 화장실로 가야 하는 야뇨증까지 겹쳐 부부 관계는 생각지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회음부 근육이 수축해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은 배뇨장애가 더 심해진다. 겨울철에는 여름철보다 비대증 환자가 3배가량 증가한다. 또 감기약을 먹으면 교감신경흥분제 때문에 증세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치료법으로 호르몬 계통의 약물이나 교감신경억제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전립선 크기를 줄이지 못하므로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수술로 전립선 크기를 줄여야 하지만, 출혈과 통증이 있어 1주일간 입원해야 한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KTP 레이저수술법이 올해 말에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 수술법은 레이저로 비대해진 부분을 완전히 없애는 것으로 수술 시간도 20분 정도이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60대 이후 남성의 천적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암 중에서도 ‘고요한 암’으로 중기 이상 진행돼야 증상이 나타난다. 50대 이후에 발생하기 시작해 60대가 넘어서면 급격히 증가한다. 국립암센터의 2001년 암 통계에 따르면 다른 암은 환자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전립선암 발병률은 82%나 늘었다. 더구나 전립선암 환자의 3명 가운데 1명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가 불가능하게 된다. 소변보기가 힘들어지는 것은 전립선 비대증과 같지만 소변과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 가장 구별되는 특징.

전립선암은 성생활과도 관련이 깊다. 지나치게 금욕을 하거나 젊은 나이에 일찍 성생활을 시작한 경우, 또는 섹스 파트너가 많거나 성병에 걸린 적이 있는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평생 동안 30명 이상의 여성과 성관계한 남성은 평생 한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 진단법은 3가지. 의사가 손가락을 항문 속에 넣어 전립선을 만져진단 하는 ‘직장 수지 검사’를 비롯, 전립선암일 때 증가하는 전립선 특이항원(PSA)을 검사하는 ‘혈액검사’, 항문을 통한 ‘초음파 검사’ 등이다. 미국 암협회는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40대부터, 가족력이 없어도 50대부터는 매년 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최 한용 교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김 청수 교수, 선릉 탑 비뇨기과 박문수 원장>

-----------"전립선암 예방약"

양배추, 배추 속, 브로콜리를 비롯한 십자화과 채소와 토마토 등이 전립선암을 예방해준다는 사실이 최근 임상연구를 통해 속속 입증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와 오하이오 주립 대 연구팀은 "국립암연구소(NCI)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토마토의 전체 성분이 조화를 이뤄 항암효과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이 비타민, 셀레늄, 식이섬유 등 다양한 성분과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견과류와 콩 등도 좋다. 이들 견과류에 많이 함유된 식물성 스테롤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특히 콩 속의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물질로 호르몬 분비와 밀접한 전립선암 진행을 막아준다.

마늘이나 양파 역시 권장되는 식품이다. 매운 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증식을 막아주기 때문. 지난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중국 상하이암연구소가 공동 연구한 결과 마늘이나 양파, 골파 등을 많이 먹은 사람들은 전립선암 발병 위험률이 50~7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마늘보다 다지거나 으깬 마늘에서 항암 성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녹차를 즐겨 마시는 것도 효과적. 녹차의 폴리페놀 성분이 유해산소(활성산소)를 없애 체내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 최근 400여명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녹차와 전립선암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녹차를 매일 마시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밖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임상의학 딘 오시나 박사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 1주일에 3시간 이상의 운동, 매일 1시간의 스트레스 관리를 3개월 동안 진행한 결과, 전립선 특이항원(PSA)농도가 6.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권 대익 기자

 

서울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