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을 오래 복용하거나 갱년기 장애를 막기 위해 호르몬대체요법(HRT)을 장기간 계속하면 유전자 변이에 의한 발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암연구학회(Cancer Research UK) 런던연구소의 스벤드 페터센-마르트 박사는 경구피임약과 HRT가 암을 막아내는 자연적인 신체방어망을 무너뜨리는 생화학적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감기와 같은 갖가지 감염을 차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에스트로겐 노출 정도가 심하면 암과 관련된 유전자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페터센-마르트 박사는 밝혔다.
에스트로겐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와 싸우는 백혈구가 가지고 있는 AID라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이들에 대한 각종 항체를 만들게 하지만, 이 효소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세포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 변이가 발생해 암이 유발된다는 사실이 쥐실험 결과 밝혀졌다는 것이다.
박사는 에스트로겐이 많아지면 유방, 난소, 난자, 전립선 세포에서 AID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에스트로겐이 유방암 등 일부 암과 강력한 연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이유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AID는 이를 설명해 주는 ‘잃어버린 연결고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암연구학회 암정보실장 레슬리 워커 박사는 과학자들이 에스트로겐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이는 중요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전문지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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