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한가? 정말 행복한가?
아무리 거듭해 물어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불행한가? 불행을 향해 가고 있는가?
그건 분명 아니였다.
행복도 아니고 불행도 아닌,
그 중간쯤 어디에서 살고 있는걸까?
그날 이후 며칠을 두고 '행복'이라는 단어가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사람들은 분명 행복을 찾아 노력하고 있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그 행복은 도대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사랑받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
건강함, 풍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
자녀가 있는 것, 좋은 친구... .
일반적인 행복의 조건들을 떠올리며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따져 보았다.
물질적인 풍요을 빼놓고는 별반 부족한 게 없었다고,
또 물질적인 것마저도 언젠가는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의 조건을 다 가진거나 다름이 없질 않은가?
그런데 행복하냐고 묻는 친구에게 왜 금방 대답을 하지 못했을까?
왜 그 질문이 그렇게도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졌을까?
눈 앞에 있고, 손 안에 들어있는 행복을 몰라보고
마치 행복 불감증 환자처럼 살아가는 건 아닐까?
그 때부터 나는 작은 일에서 큰 행복을 느끼려고 애썼다.
- 이연수 '사랑이 있어도 때로는 눈물겹다'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