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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쉬어가기

아직도 삶이 서툰 것은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10. 22.

아직도 삶이 서툰 것은

                         

황혼을 바라보고 있어도
여전히 끝나지 않는 실수 투성이
어제는 그래서 오늘은 이래서
살아도 살아가는 것이 서툴기만 한것은
아둔한 우리의 손으로 일을 꾸민 연고입니다

공들여 가꾼 빛 좋은 열매
양파처럼 벗기고 또 벗겨내도
결국 버려진 껍질이 알맹이였던 것은
속을 볼 수 있는 눈이 우리에게 없는 까닭입니다

지름길에 들어섰다고 으쓱하던 어깨
남보다 먼저 꽂은 깃발이 힘차게 날려도
함께 웃어줄 이웃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은
혼자 취해 비상하던 교만과 오만의 탓입니다

황금빛 마음 쏟아 가슴에 안은 사랑
환한 웃음 나누며 두 손잡아 보아도
우리 안에 남아야 할
따뜻함이 쉽게 사라지고 마는 것은
아직 진실한 눈빛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쓰고 지우고 몇 번을 고친 자국
여기저기 얼룩만 남아있고
힘들어 일한만큼 마음만 아픈 것은
무엇을 하기보다 준비하고 기다리면 되는
하늘의 이치를 몰랐던 무지의 결과입니다


글:김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