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양성자 암치료 ‘각광’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8. 7.

양성자 암치료 ‘각광’

방사선 치료 후유증을 없앨 수 있을 전망이다. 효과가 탁월하면서도 후유증은 미미한 양성자 암치료법이 본격 도입되고 있기 때문. 소형 의료용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한 양성자 암 치료기술은 이미 도입기를 넘어 구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용화단계에 들어섰다.

국내에서도 양성자 암치료에 시동이 걸렸다.국립암센터(센터장 조관호)는 약 500억원의 예산을 확보, 2005년 1월 치료개시를 목표로 이 장비 도입을 추진중이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환자들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이 보통이다. 방사선(X선)을 쪼이면 암세포 뿐 아니라 방사선에 노출되는 정상세포들도 대량으로 파괴되기 때문. X선은 처음에 선량이 높았다가 몸속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약해지기 때문에 가까이 노출되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보다 훨씬 큰 타격을 입기 마련이다.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암세포를 가운데 두고 약한 X선을 사방에서 쬐는 방법을 쓰지만 한계가 있다.

그러나 양성자는 정상세포에 별 영향을 주지 않고 그냥 통과한 다음 몸 속에 숨어있는 암세포에 도달해 파괴력을 순간적으로 극대화한 후 그 자리에서 소멸돼 버린다. 이는 양성자 빔이 에너지의 크기에 따라 특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집중발산하고 정지하는 성질(브래그 피크)이 있기 때문. 또 양성자는 양전기를 띠기 때문에 자장(전자석 이용)을 이용, 빔을 마음대로 휠 수 있어 병소에 빔을 집중 투입할 수 있다. 때문에 암세포를 정밀하고 강력하게 파괴하면서도 정상세포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양성자 암치료, 미·일·유럽서 돌풍=양성자를 암치료에 처음 도입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즈 인근에 위치한 로마린다대학 메디컬센터. 소규모 병원이지만 양성자치료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원래 양성자치료 계획은 이 병원의 방사선 종양학자였던 제임스 스레터에 의해 1970년대에 수립됐지만 자금부족으로 90년에야 시설을 완성,치료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양성자 치료를 받은 암 환자수는 6000여명. 지금은 연간 1300명이 치료를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1억달러란 막대한 시설투자비와 고가의 치료비에도 불구,로마린다가 짭짤한 수익을 올리자 일본과 유럽이 경쟁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양성자 치료시설은 일본 국립암센터, 하버드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19곳으로 늘어났다.

유럽지역에서 양성자 암치료가 가장 활발한 곳은 스위스 국립 ‘폴 세러 연구소’(PSI). 1996년 처음 치료를 시작한 이 연구소는 지난해 말까지 양성자로 3429건의 눈 종양을 치료해 90% 이상의 성공을 거뒀고 99명의 심층부 암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이 연구소는 그동안의 성공적인 치료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양성자치료 전용 소형양성자가속기와 두 개의 치료시스템, 그리고 연구시스템을 갖추는 대형시설 건설(PROSCAN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연구소의 양성자 암치료부문 책임자인 엘로스 페드로리 박사는 “높은 방사선량을 쪼여야 하는 종양엔 양성자 치료가 탁월한 효과를 낸다”며 “새 시설이 완공되는 대로 환자치료를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양성자치료기술의 약점 보완에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료설비 개발 활발=양성자 치료설비는 양성자를 몸 속에 투과시키기 위한 양성자가속기와 빔을 정밀하게 조절해 환부에 쪼이는 갠트리 설비, 그리고 환자의 환부를 3차원 영상으로 분석해 주는 컴퓨터 영상 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암 치료용 양성자가속기 설비의 상업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일본과 유럽업체들이다. 벨기에 IBA사와 독일의 엑셀, 일본의 미쯔비시 전기, 쓰미토모 중공업, 히타치 등이 그 주인공들. 이들은 모두 우리나라 국립 암센터의 양성자치료 설비 입찰에 참여해 있기도 하다. 또 스위스 PSI도 장비 상용화를 위해 1억 스위스프랑(약 6000만달러)을 투입하는 새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