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치료는 두려워하는 상황을 계속 피하는 대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금씩 경험하며 불안을 낮추는 치료법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해외 소셜미디어에서 일부러 거절당할 만한 부탁을 해보는, 이른바 '거절 치료' 챌린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카페 직원에게 무료 디저트를 부탁하거나, 평소라면 쉽게 꺼내지 못했을 가벼운 요청을 해보는 식이다. 부탁을 받아내는 것보다 거절당하는 경험 자체를 통해 불안과 두려움에 익숙해지는 것이 목적이다.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이런 연습이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설명이 나왔다. 정식 심리치료와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불안 치료에 활용되는 '노출 치료'의 원리를 일상에 적용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미국 임상심리학자 대니얼 웬들러는 최근 미국 매체 '리얼심플'을 통해 "두려운 상황을 직접 경험했는데도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뇌와 신경계는 그 상황이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서서히 학습한다"고 말했다.

◇거절 피할수록 두려움 커질 수 있어
노출 치료는 두려워하는 상황을 계속 피하는 대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조금씩 경험하며 불안을 낮추는 치료법이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무료 디저트를 부탁했다가 거절당하더라도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잠시 어색하거나 창피한 정도일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걱정했던 것처럼 큰 문제가 생기거나 관계가 완전히 망가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때로는 예상과 달리 상대가 부탁을 들어줄 수도 있다. 완벽주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EMDR 치료사 에린 가드너-플로레스는 "두려운 상황을 계속 피할수록 그 상황을 마주할 때 느끼는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며 "회피를 줄이고 직접 경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거절이 무서워 부탁이나 도전을 피하면 당장은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하지만 회피가 반복되면 뇌는 해당 상황을 더욱 위험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반대로 작은 거절을 견뎌낸 경험이 쌓이면, 거절당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부담 적은 부탁부터
전문가들은 거절 연습을 시도한다면 결과의 부담이 적은 상황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처음부터 승진 요청이나 중요한 고백처럼 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도전하면 불안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웬들러는 이를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큰 개를 마주하기보다 작은 개부터 가까이하는 것에 비유했다. 두려움이 비교적 적은 상황에서 버텨낸 경험을 쌓아야 더 어려운 상황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드너-플로레스는 1년 넘게 승진을 요청하지 못한 한 내담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내담자는 상사가 거절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승진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치료 과정에서는 곧바로 승진을 요구하는 대신, 먼저 상사에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했다. 예상했던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유용한 조언을 얻었다. 내담자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몇 달 뒤 실제로 승진을 요청할 수 있었다.

◇"목표는 거절에 무뎌지는 게 아냐"
거절 연습의 목표는 거절당해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아니요'라는 답은 여전히 속상하고 실망스러울 수 있다. 다만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필요한 부탁이나 새로운 도전을 포기하지 않도록 반응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웬들러는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두려움이 남아 있어도 더 이상 행동을 좌우하지 않게 되는 것이 발전"이라고 말했다. 가드너-플로레스는 "거절에 대한 반응이 큰 충격에서 감당할 수 있는 실망으로 바뀌면, 사람들은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고 결과에서 배우기 쉬워진다"고 했다.

거절 연습을 해보고 싶다면 지인에게 작은 부탁을 하거나, 상사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등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행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거나 경계를 침범하는 부탁, 무례한 행동을 일부러 반복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심해 직장 생활이나 대인관계,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한다면 혼자 챌린지를 시도하기보다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8/04/2026080401739.html
 

출처: 크리에이터정관진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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