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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의료의 본질은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좋은 의료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치료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진이 환자를 존중하고 충분히 설명하는 일은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진료의 기본이다.
현실은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권위적인 진료는 국내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의료진은 환자의 질문을 번거로운 방해로 여기고, 자신이 할 말만 마친 뒤 진료를 끝낸다. 검사 영상이나 자료를 함께 보며 상태를 설명하지 않고, 환자와 보호자가 이해했는지 확인하지도 않는다. 환자가 어렵게 질문을 꺼내려 하면 대화를 차단하거나 고압적인 태도로 침묵시킨다.
이러한 진료는 전문성의 표현이 아니다. 권위주의일 뿐이다.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환자 위에 군림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증질환을 앓거나 고령인 환자일수록 자신의 상태와 치료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보호자 역시 검사 결과와 위험요인, 치료 선택지, 향후 관리 방법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환자에게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되물을 권리도 있다. 의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진료를 끝내는 방식은 의사소통 부족을 넘어 환자의 알 권리와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환자가 치료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복약과 생활관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의료진에 대한 불신이 커져 결국 병원을 옮기는 일도 벌어진다.
의료기관을 바꾸는 일은 환자에게 가벼운 선택이 아니다. 기존 검사자료와 치료 이력을 다시 정리해야 하고, 새로운 의료진과 관계를 처음부터 쌓아야 한다. 특히 여러 만성질환이나 수술 이력을 가진 고령 환자에게는 진료의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 의사 한 사람의 권위적인 태도가 환자와 가족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떠넘기는 셈이다.
31일 심평원이 공개한 ‘2025년 제5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새로 포함된 ‘정서적 지지’ 영역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의료현장이 환자의 불안과 두려움을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다. 정서적 지지는 막연한 위로나 서비스 차원의 친절을 뜻하지 않는다. 환자의 말을 듣고, 질문을 허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며, 치료 과정에서 환자를 동등한 주체로 대하는 태도다.
병원은 의료진 개인의 성향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환자의 질문을 막거나 반복적으로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의료진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점검과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보건당국도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의사소통 교육과 진료환경 개선, 민원 처리와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진료시간 부족과 과중한 업무 같은 구조적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환자 중심 의료는 구호로 구현되지 않는다. 환자가 진료실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는 자신의 판단을 통보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가 치료를 이해하고 선택하도록 돕는 전문가여야 한다.
환자를 침묵시키는 권위는 전문성이 아니다. 환자 위에 군림하는 의료진이 존재하는 한, 아무리 뛰어난 치료기술과 첨단 장비를 갖춰도 그 병원을 좋은 병원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좋은 의료는 환자의 몸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존중하는 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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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크리에이터정관진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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