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은 우리가 평소 `암 덩어리`라고 표현하는 그대로 `나쁜 덩어리`다. 당연히 나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최우선 치료다. 더 커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퍼지기 전에 말이다.
당연히 유방암은 유방을, 위암은 암세포가 퍼진 위를 잘라내게 된다. 하지만 암이 발생한 부위가 얼굴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얼굴에 암이 생기면 절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 입, 목 등 얼굴에 생기는 암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두경부암’이다. 명칭은 생소하지만 발생빈도는 장기별로는 6위, 남성에서는 5위에 해당될 정도로 흔한 암 중 하나다. 두경부암은 비강, 부비동, 비인두, 구강, 후두, 타액선 및 갑상선 등 코나 입, 목에 발생하는 모든 암을 통칭한다.
두경부암은 무엇보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은 쉽지 않다. 노영수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일송두경부암센터장(이비인후과)은 "대표적인 자각 증상으로는 이물감이나 쉰 목소리가 지속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증상이 지속돼도 사람들이 혹시 `암`이 아닐까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인식도가 낮아 평소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뒤늦게 발견할 경우 후두, 인두, 혀, 안면 등 신체 일부를 제거할 수밖에 없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암 제거 부위에 따라 수술 후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되기도 하고, 음식물을 삼키지 못할 수도 있다.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얼굴의 한 부위가 미용상 나빠질 수도 있다.
두경부암의 예후는 인두암을 제외하고는 조기 발견만 된다면 나쁜 편은 아니다. 구강암의 경우 1기 완치율은 90~95%이며, 후두암도 1기의 경우 84%의 5년 생존율을 나타낸다. 하지만 인두암은 완치율이 40% 내외로 예후가 아주 나쁜 암에 속한다.
구강암 치료는 수술을 포함하는 병합치료가 주로 쓰이고,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대부분 수술 후에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된다. 후두암은 내시경적 레이저 수술과 개방적 수술, 방사선 치료와 항암 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초기 인두암은 수술로 완전 절제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인두암의 경우 대부분 목소리를 내는 성대까지 포함해 암을 완전 제거하게 돼 예후가 나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두경부암을 예방하려면 우선 담배와 술을 멀리해야 한다. 또 구강점막 등에 자극을 주는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양치질이나 가글액 등으로 구강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음주, 특히 흡연과 과음을 함께하지 말아야 한다. 김재욱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교수(이비인후과)는 "흡연은 두경부암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해야 한다"며 "연기가 입에서부터 들어가기 시작해 구강으로 넘어가 후두를 지나서 폐로 들어가기 때문에 두경부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매경헬스 = 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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