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가 오른쪽 무릎 뼈 암 수술을 한 어린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김수정 기자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수영(가명·45)씨는 얼마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열세 살짜리 둘째 아들이 뼈암(골육종) 선고를 받은 것. 김씨는 무릎이 아프다는 말을 무시한 게 가슴에 사무쳤다. 아들은 올봄부터 오른쪽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다. 첫째 아이를 키워본 김씨는 으레 그 나이에 있는 성장통이려니 생각했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찍은 X선 사진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는 며칠 걸러 통증을 호소했다. 그렇게 병을 키우다 얼마 전 대학병원을 찾은 그는 아들의 오른쪽 무릎 뼈에 암이 퍼져 있으며, 암세포가 폐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골종양 전공) 박종훈 교수의 도움말로 성장기 어린이의 복병, '뼈암'을 소개한다.

뼈 급격히 성장하는 13~15세에 많아
암 하면 흔히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암 등을 떠올린다. 모두 특정 장기에 생긴다. 박 교수는 "암은 세포분열이 빠르게 일어나는 과정에서 생긴다"며 "장기에서 암이 빈발하는 이유는 근육이나 뼈보다 세포분열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뼈는 다른 장기에 비해 세포 분열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때문에 뼈에 암이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뼈 암인 골육종의 경우 매년 100~150명의 신규 환자가 생긴다. 박 교수는 "13~15세에선 뼈가 급격히 성장한다"며 "이는 뼈세포가 활발하게 세포분열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포분열이 많아지면 그만큼 돌연변이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 실제 골육종은 13~15세, 특히 뼈 성장기간이 긴 남자아이에게 많이 생긴다.
무릎에 통증 생기면 의심
골육종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이 어렵다. 방사선·식생활·흡연·유전 등 흔히 암을 일으키는 요소와의 관련성도 아직 모른다. 그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검사를 하는 게 최선의 답이다.
주요 증상은 통증이다. 주로 무릎관절에 발생한다. 어깨뼈와 넓적다리 뼈에도 간혹 생긴다. 외상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픔이 줄어들지만 골육종은 통증이 수개월간 비슷하거나 점점 더 심해진다.
붓는 것도 특징이다. 박 교수는 "초등학교 고학년 나이면 아이가 혼자 목욕을 한다. 그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 무릎이나 어깨가 부어 있는 모습을 못 보고 지나치기 쉽다. 어느 날 갑자기 발견하고 매우 놀라 달려온다"고 말했다.
골육종으로 의심되면 일단 X선 사진을 찍는다. 골육종이 있는 부위는 정상적인 뼈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박 교수는 "뼈암이 있어도 초기에는 X선 영상에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흔한 병이 아니다 보니 설령 정형외과 전문의라 하더라도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보통 무릎 통증이 생긴 6개월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진단은 MRI와 뼈 스캔으로 종양 유무를 확인하며,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전이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선 CT(컴퓨터단층촬영)나 PET(양전자단층촬영)를 찍어봐야 한다.

뼈 대치술 하면 걷거나 뛸 수 있어
골육종이 발견되면 일단 뼈를 잘라내야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완전히 절단하는 것은 아니다. 종양이 생긴 뼈 주변부를 광범위하게 드러낸 다음 이식골(인공 뼈)이나 종양대체물(뼈처럼 생긴 금속 대체물)을 삽입한다. 박 교수는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뼈암이 생기면 암이 생긴 윗부분을 기준으로 전체를 다 절단했다. 다리가 잘려나간 셈이다. 최근엔 항암제도 좋아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해 해당 부위 뼈만 대체한다. 다른 아이들처럼 걷고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너무 늦게 병원에 온 경우다. 박 교수는 "뼈암은 일반 장기에 생기는 암과 달리 혈액을 타고 전이된다(일반암은 림프절을 통해 전이). 일반 암에 비해 전이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처음 통증 발생 후 6개월이 지나 병원에 와 검사를 해보면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도 뼈를 잘라내고 다른 뼈로 대체하지만 수술 앞뒤로 몇 번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다른 암에 의한 전이성 골종양 환자도 늘고 있다. 박 교수는 "3~4기까지 항암치료를 하며 생존하는 사례가 많아 뼈까지 전이된 환자 수가 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엔 사지를 절단해 남은 여생을 힘들게 살았지만 요즘엔 뼈 대체술로 걷거나 팔을 쓰는 데 문제가 없다. 박 교수는 "아직도 뼈암은 대책이 없는 암, 사지를 무조건 절단해야 하는 암으로 잘못 알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 성적이 좋은 암"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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