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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여성암

'잠재적' 자궁경부암 환자가 늘고있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3. 30.

'잠재적' 자궁경부암 환자가 늘고있다

암 전단계 이형성증 환자 10년새 2.8배나
개방된 성문화로 환자 더 크게 증가한 듯
6개월마다 세포검사·젊은층은 예방백신 맞아야


자궁경부암 전암단계(암으로 변화되기 직전의 세포 상태) 환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암 중 발병률이 높은 자궁경부암 환자 수는 그동안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이형성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10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성증은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자궁경부의 세포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것을 말한다.





◇의료진이 자궁경부암 환자를 상대로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자궁경부암 전암단계(암으로 변화되기 직전의 세포 상태) 환자 수가 급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일병원 부인종양센터 임경택 교수팀이 최근 1999년과 10년 후인 2008년의 자궁경부암 및 이형성증 환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1기 이상의 자궁경부암 환자 수는 32%(102명→68명) 감소했지만 이형성증 환자 수는 오히려 2.8배(471명→1326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자궁경부암 환자 감소 추세는 자연발생 감소가 아닌 높아진 조기검진율에 따른 조기치료에 의한 것으로 잠재된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매우 위험한 수위까지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암 중 유일하게 발병 원인이 규명된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정상세포가 HPV에 의해 비정상세포인 이형성증으로 변형 후 암으로 변환되기 때문에 이 변형세포의 확인 여부에 따라 암으로의 변이를 예측할 수 있다.

임 교수는 "최근 자궁경부암의 신규환자 수가 감소하는 현상에 대해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이 자연발생적으로 사라지는 암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잠재된 자궁경부암 환자 증가율은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성문화 개방에 따라 앞으로 자궁 이형성증 환자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흔히 말하는 자궁암은 자궁경부암을 말하는 것으로, 자궁경부, 즉 자궁문에서부터 발생되기 시작한다. 자궁문은 질을 통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자궁암검사가 매우 쉽다.

자궁경부의 정상세포는 자궁암세포로 변하기 전에 이형세포라는 중간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자궁암검사는 이 세포의 변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해서 암세포로 진행되어 가는지의 세포 변화 여부를 판정한다. 이형세포가 발견되더라도, 비교적 느린 속도로 암세포로 변화되므로, 이형세포가 발견되었을 때 바로 적절한 치료를 하면 암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궁암이 제일 많은 나이는 40∼50세 군으로, 나이가 증가하면서 비교적 그 발생 빈도는 증가한다.

자궁경부암의 발생 빈도는 미혼보다는 기혼에게 많고, 출산 경험이 많을수록 발생률은 높다. 성생활이나 출산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성관계 파트너가 많았던 사람이 발생 빈도가 높으며, 첫 성관계 나이가 어릴수록, 저소득층일수록 발병률이 높다. 또한, 성접촉으로 인한 전염 질병, 즉 성병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발생빈도가 높다.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자궁경부의 정상세포가 이형세포로 변하고 암세포로 변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나 징후는 거의 없다. 따라서 어떤 증상이 나타난 후 자궁암의 진단을 받았다면, 자궁암이 꽤 진행된 후일 경우가 많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려면 6개월에 한 번씩 자궁암검사인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받는 게 필요하다. 젊은층 여성들은 예방백신을 미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Segye.com 인기뉴스]